“탑건이 싫었습니다”
배우 발 킬머가 남긴 뜻밖의 고백
“이 영화가 대히트할 줄은 생각도 못했습니다.”
얼핏 보면 믿기 힘든 말이지만, 실제로 발 킬머(Val Kilmer)는 《탑건(Top Gun, 1986)》 출연을 원하지 않았다고 고백한 바 있습니다. 그는 시나리오에 관심이 없었고, 심지어 오디션 때도 일부러 성의 없이 연기했다고 회고합니다.
하지만 그 무심함 속에서도, 그는 곧 영화 역사상 가장 강렬한 라이벌 캐릭터 ‘아이스맨(Iceman)’으로 자리잡게 됩니다.
아이스맨, 존재하지 않았던 인물
킬머가 창조해낸 캐릭터의 서사
탑건 아이스맨 발 킬머
킬머는 《탑건》의 아이스맨 캐릭터에 대해 이렇게 말합니다.
“시나리오에 이 인물에 대한 정보가 거의 없었습니다. 그래서 제가 직접 배경이나 성격을 만들어야 했습니다.”
이 짧은 말 속에는 연기에 대한 그의 철학과 장인정신이 고스란히 담겨 있는데요. 단지 대사를 소화하는 배우가 아니라, 인물을 창조하는 예술가였던 그는, 아이스맨을 단순한 라이벌이 아니라 ‘자신만의 윤리를 지닌 조용한 완벽주의자’로 승화시켰습니다.
그 결과, 아이스맨은 매버릭과 함께 탑건의 양대 축으로 기억되는 인물이 되었죠.
헐리우드에서의 위치, 그리고 아이콘이 되기까지
“전형성”을 거부한 배우의 선택들
발 킬머는 80~90년대 할리우드에서 독특한 입지를 가진 배우였습니다. 그는 톰 크루즈처럼 대중적이지도,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처럼 개성 넘치는 아이콘도 아니었던 것.
하지만 그 어디에도 속하지 않기에, 오히려 그만의 길을 만들갔죠.
《배트맨 포에버》에서 배트맨을 연기했지만 후속작을 거부했고, 《더 도어스》에서는 짐 모리슨과 한 몸이 될 정도의 몰입을 보여주었습니다.
킬머는 언제나 역할이 아닌 ‘인물 자체가 되기를’ 원했습니다. 그래서 그는 항상 ‘이질적인 배우’였고, 그래서 더 오래 기억될 배우입니다.
🎥 매버릭과의 재회
목소리를 잃었지만 영혼은 남아있었다.
탑건: 매버릭 발 킬머
2022년 개봉한 《탑건: 매버릭(Top Gun: Maverick)》에서는 AI로 복원된 킬머의 목소리가 스크린에 다시 울려 퍼졌습니다.
실제 그는 후두암 투병으로 성대 수술을 받았고, 말조차 어려운 상태였지만 그의 의지와 기술의 도움으로 우리는 다시 아이스맨을 만날 수 있었습니다.
그 장면에서 매버릭(톰 크루즈)과 아이스맨이 마주하며 눈빛으로 감정을 나누는 장면은 수많은 관객의 눈시울을 적시기에 충분했습니다.
“마치 오래된 친구와 다시 만난 느낌이었어요.” – 발 킬머, PEOPLE 인터뷰 중
예술가, 그리고 인간 발 킬머
단지 영화배우가 아닌, 그는 무대와 문학, 그리고 영상예술을 사랑한 진짜 예술가였습니다. 줄리아드 출신이라는 타이틀보다 중요한 건, 그가 어떤 작품에서도 ‘진심을 다한 연기’를 멈추지 않았다는 점입니다.
《더 도어스》에서 짐 모리슨을 연기하기 위해 그는 직접 노래를 익히고 무대 매너를 습득했습니다. 《Val》 다큐멘터리에서는 자신의 투병기, 가족 이야기, 영화에 대한 열정을 있는 그대로 보여주며 관객과 진짜로 연결되었습니다.
🤝 FAQ: 자주 묻는 질문
Q1. 발 킬머는 왜 탑건 출연을 원하지 않았나요?
A. 그는 시나리오가 진부하고 전쟁 미화적이라고 느껴 흥미를 느끼지 못했습니다. 그러나 계약상 어쩔 수 없이 출연하게 되었습니다.
Q2. 아이스맨 캐릭터는 원래 있었나요?
A. 캐릭터는 있었지만, 배경과 성격이 거의 없어 킬머가 직접 상상해 완성했습니다.
Q3. 발 킬머의 마지막 출연작은 무엇인가요?
A. 《탑건: 매버릭》(2022)이며, AI 음성 기술을 통해 감동적인 재등장을 했습니다.
🙏 아이스맨, 영원히 푸른 하늘에서

발 킬머는 이제 우리 곁을 떠났지만, 그가 창조한 캐릭터와 남긴 예술은 오래도록 기억될 것입니다.
그는 마지막까지 자신의 약함조차 드러내며, 예술가로서의 삶을 완성했습니다.
“캐릭터는 사라지지 않습니다. 냉동 상태로 살아남아 있죠.” – 발 킬머
그 말처럼, 아이스맨은, 발 킬머는 우리의 기억 속에서 여전히 하늘을 날고 있습니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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